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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 1기]

  • 등록일 2012.03.09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환희입니다.


급박하게 돌아갔던 업무 일정들과 개인적인 일들을 진행하다보니, 그간 활동기 작성에 소홀하였습니다. 송구스럽다는 말씀 전합니다.



지난 번 글에서 말씀드린 바 있듯이, 저는 계속2013 10월 개최 예정의 특별 기획전 준비를 보조하고 있습니다. 본 전시는 국내 국립박물관 측과의 협력하에 진행될 예정입니다. MET의 책임 큐레이터들과 한국 측 담당자가 함께 논의하며 차근차근 준비해나가고 있습니다.  현재도 협의가 지속되고 있는 까닭에, 구체적인 내용을 올리지 못하는 점 미리 양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본 기획전은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 유산을 국제 무대에 소개하고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 각국 관람객들의 이해를 증진하는데 크게 기여하리라 기대되고 있습니다. 그러한 기대 속에  MET의 각 부서 역시 전시 준비에 긴밀히 협조하고 있습니다.


본 기획전에는 국내의 유수 박물관들로부터 대여된 유물들이 전시되리라 예상됩니다. 그간 저는 이들 희망 유물들을 정리하고 최선의 디지털 이미지를 구비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였습니다. 각종 도록출판물들에 수록된 이미지들을 비교하고 가장 좋은 이미지들을 골라 스캐닝한 후 재정리하였습니다. 이는 전시 준비 과정 내내 소용되고 있습니다. 여타 부서 소속의 MET 측 전시 관련 스탭들 역시 유물의 아름다움과 그 역사적 의미를 금새 간파하고는 합니다.    


지난 몇 달간 제가 주력했던 업무는 Checklist의 수정과 보안, 재작성이었습니다. Checklist는 기왕에 작성한 활동기에서 소개한 바 있듯,  전시될 또는 전시되기 희망하는 유물의 각종 정보들을 정리한 목록입니다.  MET에서 마련했던 유물 목록 초안은 이후 국내 박물관들과의 협의 과정속에서 수차례 개정을 반복하였습니다. 누락된 항목들을 기존의 목록에서 제거하고 새로이 추가된 항목들을 삽입하는 일이 반복되었고, 이때마다 관련 항목에 대한 기초 조사가 수반되었습니다. 이를 다시 국문과 영문 양식으로 각기 작성하여 책임자에게 전달하는 일이 제가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업무였습니다.  이렇게 작성된 문건은 박물관의 TMS 기입, 스탭 회의, 한국 측과의 협의 등에 기초자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저는 제가 속한 아시아부의 각종 업무를 이따금씩 보조하고 있습니다. 요사이 며칠은 컬러 이미지가 없던 일군의 MET 소장품들을 사진으로 찍고 있습니다. 주로 11세기 이후 중국 도자류들이 대부분입니다. 비록 소관은 아니었지만, 지원 요청을 받고 흔쾌히 응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100여점의 유물들을 가까이에서 그리고 여러 각도에서 관찰할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전시실에서는 없는 다양한 시대와 양식의 중국 도자기들을 내부와 바닥면까지 실견할 있었습니다. MET에서의 근무가 가져다주는 하나의 즐거움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즐거운 때는MET 소장의 명작들을 근접하여 관찰할 있도록 수장고에초대될 경우입니다.  MET 수장고에서 실견 기회를 제공하는 무척이나 유연합니다. 현재 전시되고 있지 않은 유명 작품들도 외부 인사들이 담당 큐레이터에게 열람을 신청하면, 미리 일정이 조정된 경우 언제든 수장고에서 열람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열람 일정이 잡힐 때마다 담당자는 제게 연락을 해주고 함께 작품들을 관찰할 있도록 배려해주고 있습니다. 며칠전에도, 중국 당나라 시대 전설적인 화가 한간의 <조야백도>, 원나라 문인화가 전선의 <왕희지 관아도>, 원말 사대가 하나로 알려진 예찬의 산수화 일군 국제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중국 회화사의 명작들을 세부까지 돋보기로 들여다 있었습니다. 중국회화사는 저의 관심영역이자 향후 학업을 지속하고자 하는 분야이기에, 이러한 기회가 저에게 얼마나 의미를 가지는 지에 대해서는 이루 말로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