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에서 사랑 받는, 화제의 한국 식품
다른 나라를 여행하는 동안 슈퍼마켓에 가면 우리나라 식료품을 만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친숙한 포장에 현지어로 적힌 우리 제품이 당당히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면 그렇게 반가울 수 없습니다.
러시아에선 오랫동안 인기를 누리고 있는 국민 라면이 있습니다. 러시아에서만 누적 판매량이 50억 개에 달하는 ‘도시○ 라면’은 계산해 보면 러시아 국민 1억 5,000만 명이 한 해 동안 최소 2개씩 먹은 셈입니다. 한국 내 판매량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입니다. 러시아인 입맛에 맞게 덜 맵고 부드러운 닭 육수 베이스의 하얀 국물부터 지금은 버섯, 해물 등 선택의 폭도 넓어져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브라질에선 한국의 메론맛 아이스크림이 국민 간식이 되었습니다. 브라질의 한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었던 메로○ 아이스크림이 입소문을 타고 전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브라질 출신 한 방송인이 한국 방송에서 “고향에 갔다가 그게 있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을 정도로, 브라질에서 인기 있는 간식입니다. 가격이 한국보다 2.5배 정도 비싸지만 품귀 현상도 겪고, 팝업 스토어까지 생기고 있습니다.
독특한 모양 덕분에 누구나 한눈에 알아보는 바나나○ 우유는 처음 중국에 소개될 때만 해도 짧은 유통기한과 냉장 유통 문제로 멸균 팩 형태로 출시했습니다. 이때는 차별성을 드러내기 어려워 유사 제품도 많았지만, 이후 중국 내에서 디자인의 독점적 권리를 인정받으면서 특별한 모양의 이 우유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박카○ 드링크는 동남아, 특히 캄보디아에서 국민 음료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입니다. 시내 가판대나 건물 간판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이 음료는 결코 저렴하지 않음에도 전 연령대가 즐깁니다. 용량을 늘리고 인삼이나 로열젤리 성분을 첨가한 제품, 심지어 무설탕 제품 등 다양한 맛이 출시되어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시작했지만, 현지화 전략으로 여러 나라에서 자리잡은 식료품 덕에 이젠 ‘외국인들이 과연 이런 맛을 좋아할까?’ 같은 질문은 접어두어도 될 것 같습니다. 오히려 해외에서 현지의 맛을 한 겹 덧입은 식료품을, 우리가 직접 가서 먹어보는 게 어떨까요?
글 김신영
일러스트 정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