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 객원교수 레터] 우즈베키스탄의 한국학 발전과 객원교수의 역할
안녕하십니까?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국립동방대학교(Tashkent State University of Oriental Studies, 이하 동방대) 한국학 단과대학 한국역사문화학과에서 한국사와 한국학을 가르치고 있는 최소영입니다. 1991년에 설립된 동방대는 CIS(독립국가연합) 지역에서 동양학을 가르치는 가장 큰 대학입니다. 1992년에 한국어문학과가 설치된 이후 우즈베키스탄에서 유일하게 한국학 관련 박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곳이 되었습니다.
동방대에 근무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한국학 단과대학이 설립된 일입니다. 제가 KF 객원교수로 근무하기 시작한 2016년 당시 한국어문학과는 극동아시아어 단과대학에 속해 있었습니다. 동방대에서는 한국어문학과 외에도 국제정치경제학과에서 한국정치와 한국경제, 철학과에서 한국철학, 사학과에서 한국사를 가르치고 있었고 관련 분야에서 석·박사 학위도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한국과 관련된 수업이 수요에 비해 매우 부족했고 깊이도 아쉬운 형편이었습니다. 한국학을 전문적으로 배우고 연구할 한국학 단과대학의 설립이 동방대 한국학 전공자들의 오랜 꿈이었고, 그 바람을 바탕으로 2018년에 한국학 단과대학이 설립되었습니다.
한국학 단과대학의 학생들은 한국어, 한국문학, 한국사, 한국문화, 한국정치, 한국경제의 전공을 선택할 수 있고, 일주일에 5회(회당 1시간 20분)의 한국어 수업을 기본적으로 들어야 합니다. 한국어를 잘하는 한국학 전문가를 양성해 다른 대학으로 한국학 전공학과 설치를 늘리고, 우즈베키스탄에서 수행하는 한국학 연구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 동방대의 목표 중 하나입니다. 저 역시 한국학 연구의 기초를 쌓는 여러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간 한국역사문화학과의 커리큘럼을 만들었고 한국사와 한국문화사 교재를 현지어로 출판했으며 한국 문학 작품의 번역에도 참여했습니다. 다른 교수님들과 함께 한국학 전공자를 위한 한국어 교재도 만들 계획입니다.
한국학 단과대학에서는 취업반과 유학반을 구분해 학생의 진로에 맞춘 수업을 진행합니다. 매년 서너 명의 학생들이 한국학을 전공하기 위해 한국으로 유학을 떠납니다. 이 친구들이 돌아올 시기가 되면 우즈베키스탄의 한국학 연구가 더욱 높은 수준으로 발전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은 고려인이 오랫동안 거주해온 지역입니다. 이곳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외국은 한국, 제2외국어로 제일 많이 선택하는 언어는 한국어일 정도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이런 관심이 한국학 연구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이끌고 싶습니다.
타슈켄트국립동방대학교의 한국학 석·박사 과정 학생들을 위한 KF 장학금 전달식(위)과 한국문학의 날 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