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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남정네 한복쟁이 ‘박상준’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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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남정네 한복쟁이
‘박상준’을 만나다


1.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강녕하시옵니까~! 저는 금년도 이공이일년 들어 삼십삼 세인 대한민국 남정네이옵고, 여인네가 탐내하는 남정네 한복을 짓자(제가 운영하는 희노애락 모토입니다). 남정네 한복쟁이 희노애락 대표 박상준이옵니다.


2. 언제부터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가 되겠다고 생각하셨나요?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 어느 주말에 약속도 없이 집에 있으며,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가 우리나라를 대표하시고, 세계적인 무대에서 활동하고 계신 패션디자이너 선생님들의 프로필링 다큐멘터리 보게 되었습니다. 그때 남성복 브랜드 솔리드옴므의 대표이자 여성 디자이너 ‘우영미’ 선생님께서 디자인하신 블랙 슬림 투피스 투버튼 슈트 한 벌이 등장하였는데, 그걸 보는 순간 신선하다! 우아하다! 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각인이 되면서, 저도 모르는 새 “남성복도 여성복 못지아니하게 우아할 수 있구나!”라고 혼잣말하며 연신 감탄하였습니다. 안 그래도 향후 진로를 디자이너나 헤어&메이크업 쪽으로 생각하고 있던 터라, 앞서 말씀드린 디자이너 다큐를 보고는 ‘내가 할 일은, 나의 진로는 패션이고 ‘옷장이’구나!’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고, 그것이 이 길의 출발점이 되었다 할 수 있겠습니다.


3. 한복에 관심을 갖고 ‘한복 디자이너’가 되겠다고 생각하신 계기도 궁금합니다.

디자이너가 되겠다고 결심한 것과 비슷합니다. 대학 패션학도 1학년 여름방학을 앞둔 어느 주말에 집에 있으며, 티브이에 나오는 한복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던 중에 ‘한복 디자이너’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였으니까요.
그 다큐멘터리가 계기가 되어 서양복으로 기성복 브랜드를 론칭하자는 생각에 중학생 시절부터 대학 1학년 때까지 모으고 정리하였던 자료들(제가 좋아하는 모티브인 클래식, 모던, 빈티지, 유니섹스, 이 네 가지로 연출한 옷을 만들고, 판을 벌리기 위해 모은 자료들)을 과감히 버리고, 백지 상태로 다시 시작하자! 우리 옷 한복이야말로 기본적으로 클래식한 옷이며, 선과 길이 품을 달리하면 모던한 옷이며, 소재를 과감히 달리하면 빈티지한 옷이며, 이 앞에 모든 요소를 적절히 섞으면 유니섹스 한 옷이 아니더냐! 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 변함없는 생각으로 지금껏 우리 옷 한복을 만들고 있는 것이옵니다.


4. 박상준의 한복은 기존 한복과 어떻게 다른지, 그것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소개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짓고 있는 한복은 개인완전맞춤으로 진행하는 이 세상에 하나 뿐인 태를 지닌 한복이온데, 제게 찾아와서 의뢰하시는 고객님들의 체형에 맞게 맞춤이 진행되는 것이니 서양복 양장을 짓는 과정에서 옷본(패턴)을 매번 새롭게 뜨는 것처럼 한복 옷본 또한 새로이 떠서 맞춤옷으로 진행하고 있사옵니다. 소재 원단 등은 자유분방 하게 가리지 아니하고 사용하고 있사옵고, 맞춤의뢰 할 때 마다 다른 소재 원단, 부자재 등이 쓰이기에 그 형태나 색이 다채로우면서 옛 한복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 날 때가 많사옵니다만, 그래도 기본은 옛 한복이기에 형태, 구조, 구성은 최대한 유지하며 짓고 있사옵니다. 주로 짓는 한복은 생활한복이옵고, 때때로 전통태 무대의상용 한복 등을 짓고 있사옵니다.



5. 한복 입고 찍으신 사진들을 보면 모델로 활동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은데, 혹시 모델 수업을 받거나 모델 이력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그리 보아주시고, 인지하여 주셔서 황송하옵고,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중학생과 고등학생 그 사이에 모델 쪽으로도 호기심이 생겨, 서적(전문 서적, 잡지 등)이나 인터넷을 찾아보며 대략적으로나마 독학한 적은 있사옵고 따로 관련 수업을 받은 적은 없사옵니다.
다만 이십 세 들어 패션스쿨에 진학해 패션공부를 하며, 인체에 대한 공부도 직간접적으로 하게 되었고, 학교 야외수업의 일환으로 참석한 국내 최대 패션쇼인 서울패션위크에서 현직 모델과의 접촉도 생기면서 알게 모르게 공부가 된 것 같긴 합니다.
가끔 제가 제 몸에 맞추어 지은 한복을 입고 나가 사진을 찍는데, 길 가다가 스트릿 포토그래퍼분들이나 매거진 포토그래퍼분들이 의뢰하시면, 그때 입고 있는 한복의 감성, 감정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동작을 취하려 하고 있습니다.


6. 한복에 대해 갖고 있는 본인만의 철학, 또는 박상준 님이 생각하는 한복의 가능성은 무엇인가요?

제가 짓고, 추구하는 한복의 근본이 되는 사자성어가 있는데 바로 ‘온고지신(溫故知新)’ 이옵니다. 한복의 가능성은 예나 지금이나 무한대 무한성의 경우 수를 가진 무기체 이옵니다.
제가 추구하는 한복 짓는 방도처럼 우리 것의 몇 가지 복식들이나 장신구들, 그리고 색들을 적절히 섞어 연출한다면, 충분히 현시대에도 자연스럽게 일상용으로 사용 가능한 한복이 될 수 있으며, 서양의 것을 또 적절히 섞어 연출한다면 또 다른 방향의 변천을 누리는 복식 의복 한복이 되는 것이겠지요.


7. 앞으로의 계획(또는 바람)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재 크게 잡아 놓은 계획은 제가 짓는 한복에 관해서 좀 더 체계적으로 구현 정리 확립시켜서(여기서 확립시킨다는 것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에서 제가 지은 한복에 관한 것들이 더 많이 표출, 노출되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좀 더 많은 이가 우리 옷은 부담스러운 불편한 옷이 아닌, 경조사 때만 입는 특수복이 아닌, 일상복이며 평상복이라는 인식을 하게끔 노력하는 것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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