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속의 세계]
동서양이 융합된 모습의
전동성당
전주 한옥마을 초입에 있는 전동성당은 복자 윤지충(바오로)과 복자 권상연(야고보)이 1791년 12월 8일에 참수되어 순교한 곳으로 두 성인이 순교한 지 1백년이 지난 1891년 봄, 순교터에 본당 터전을 마련해 전교를 시작했습니다. 초대 주임신부인 보두네 신부가 순교 1백 주년을 기념해 1908년 건축을 시작, 서울 명동성당을 설계한 프와넬 신부의 설계로 1914년 완공됐습니다. 착공에서 성전봉헌까지 무려 23년이 걸린 것입니다.
이곳 성전은 완전한 격식을 갖춘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동서양이 융합된 모습이어서 이국적이면서도 어머니의 품과 같은 따스함을 느끼게 합니다. 화강석을 기단으로 사용한 붉은 벽돌 건물 안 내부는 둥근 천장으로 되어있고 중앙의 종탑을 중심으로 양쪽에 배치된 작은 종탑들은 조화로운 입체감과 건물의 상승감을 더해줍니다. 비잔틴풍의 종머리는 건물 본체와 잘 어우러져 사진 촬영 명소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성당 앞 그리스도상과 ‘한국 최초 순교터’라고 새겨진 기념비는 이곳이 우리 천주교의 아픈 역사를 품고 있는 천주교 첫 순교터이자 호남의 모태 본당이 된 전교의 발상지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주고 있습니다.
글 이행림
그림 이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