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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체감형 콘텐츠로 한국 문화유산 알리는 정철용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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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형 콘텐츠로 한국 문화유산 알리는 정철용 감독



1. 간단히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뉴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디렉터 정철용입니다. 게임 제작사인 CCR, 넥슨을 거쳐 100여 편에 달하는 다양한 게임 시네마틱 영상을 제작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국내외 문화유산과 관련된 콘텐츠를 제작하는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20여 년간 아트와 테크를 겸비한 역량을 쌓기 위해 노력했고, 덕분에 실질적인 기술에 대한 이해와 함께 이를 기반으로 제작물을 연출할 수 있게 됐습니다.


2. 그간 주로 어떤 작업을 진행했나요? 또 전통문화 콘텐츠는 어떻게 제작하게 됐나요?

그동안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했습니다. 포트리스, 카트라이더, 마비노기 등 높은 품질의 게임 시네마틱 영상을 제작했고, 또 다른 영역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은 마음에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MORPG(Multip Online Role-Playing Game,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버추얼 휴먼, 메타버스, 미디어아트를 비롯한 다양한 뉴미디어 콘텐츠에 도전했습니다. 현재 이런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아트 콘셉트 디자인을 그리고, 제작 디렉팅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연히 설화를 바탕으로 하는 콘텐츠에 대한 감독 제의를 받았습니다. 기획을 위해 국내 전시관과 박물관을 돌아다니며 수많은 설화와 전통 회화를 접했는데요. 온전히 새로운 것을 만드는 창작에 대한 목마름도 있었지만, 옛것이라 여기고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전통예술과 문화를 접하면서 이러한 작품과 공간, 건축물이 얼마나 내공이 있고 깊이가 있는지를 알게 됐습니다.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선조들의 작품에 어떻게 새로운 것을 덧씌워 알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전통 콘텐츠를 제작하는 동기부여가 됐습니다.


3. 지난해 9월 공주 공산성에 레이저쇼와 조형물 등을 활용한 미디어아트 ‘백제의 물결’을 진행했는데요. 어떤 콘셉트로 이뤄졌나요?

공주 공산성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백제문화유적지구에 속한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이곳에 미디어아트쇼를 제작함으로써 탁월한 보편적 가치라는 세계문화유산의 이념을 재조명하고, 백제인의 개방성과 다양성을 강조하고자 했습니다. 이를 통해 오늘날 대한민국이 K문화를 선도하게 된 시작점이 백제인의 모습과 맞닿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행사 이후 한 달간 연장 전시가 이뤄져 미처 관람하지 못한 많은 시민이 ‘백제의 물결’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4. 국립청주박물관과 제천 의림지의 미디어아트도 진행한 것으로 아는데 어떤 작품인가요?

국립청주박물관의 미디어아트는 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황비창천’(煌丕昌天, 밝게 빛나는 창성한 하늘)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거울을 소재로 한 360도 VR 콘텐츠입니다. 손동작을 인식하는 첨단 디지털 기술을 통해 가상현실 공간에서 물방울을 잡거나 보검을 휘두르는 등의 흥미로운 체험을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입니다. 등장인물이 입은 고려시대 복식에 대한 고증이 쉽지 않았지만, 자문위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제천 의림지의 미디어아트는 숲에 프로젝트를 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야외라는 공간적 특성상 제작 과정부터 시인성을 염두에 두고 진행한 프로젝트입니다. 그 밖에 조희룡의 ‘묵매도’를 디지털 미디어로 재해석한 실감 콘텐츠 작업도 숱한 밤을 지새웠지만 무척 재미있었던 기억으로 남습니다.


5. VR, AR 콘텐츠에 이어 좀 더 한국적인 요소를 녹여낸 체감형 콘텐츠 전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형 정서를 녹여낸 메타버스 콘텐츠를 준비 중입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문화유산을 비롯해 국내의 수많은 관광지들은 직접 가서 체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다 보니 교육적 차원에서 가족 단위, 학교, 지방자치단체들의 방문이 주를 이룹니다. 이런 고객층을 디지털로 확장하고, 현장에서 경험할 수 없는 부분을 녹여내 여기에 ‘재미’라는 요소를 결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MZ세대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프로젝트를 준비 중입니다.


6. 한국적 요소를 녹여낸 체감형 콘텐츠 제작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우리만의 정서를 바탕으로 한 감성적 접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이 고도화되고 발전하고 있지만, 그 중심에 있는 것은 여전히 사람입니다.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새로운 창작물을 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자연스럽게 접했던 문화와 정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우리만의 정서이고 감성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그 정서의 시초를 찾아내고 현 상황에 맞게 재해석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합니다.


7. 한국 전통 콘텐츠를 알리기 위해 계획 중인 것이 있나요?

국내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아주 다양한 문화유산이 있습니다. 오히려 과거의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만큼 세련된 아트워크를 지닌 콘텐츠가 곳곳에 산재해 있었습니다. 저는 이런 것들을 찾아내고 제가 가진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디지털 콘텐츠로 재해석하고자 합니다. 국내를 넘어 수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습니다. 현재 제가 운영하고 있는 ‘엔토닉 크리에이티브’에서는 인공지능(AI)과 딥페이크를 활용해 역사 속 인물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들을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으로 옮겨와 그 사람들이 꿈꿨던 이상과 꿈이 실현된 메타버스의 세상을 보여주는 콘텐츠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올해 공개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립니다.


조희룡의 ‘묵매도’ 미디어아트 콘셉트


공주 공산성의 미디어아트쇼


국립청주박물관의 360도 VR 콘텐츠 ‘황비창천’


제천 의림지의 미디어 파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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