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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 우편함] 한국어 억양의 다채로움과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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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억양의 다채로움과 의미

윤지원(스토니브룩 대학교)

 

 

 

 

안녕하세요. 저는 미국 스토니브룩 대학교에서 언어학을 연구하며 가르치고 있습니다. 2022년에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의 방한 연구 펠로우로 활동했습니다.

저는 현대 한국어에서 억양이 의미 전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영어와 같은 언어에 비해 표준 한국어는 단조로운 억양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일반적 편견과 달리 실제로 한국어 의사소통에서 억양의 역할은 영어에서보다 훨씬 더 큽니다. 한국어에서는 문장의 종류가 달라져도 어순이 바뀌지 않고, ‘누구‘, ‘무엇‘ 등의 의문사가 의문문이 아닌 문장에도 쓰이는 등 같은 문장이라도 다른 의미로 읽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경우 흔히 억양의 차이를 통해 의미의 차이를 분별해낼 수 있습니다.

이번 방한 연구를 통해 저는 의사소통에 있어 억양의 역할이 과거보다 현대 한국어에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실증적 근거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와 함께 억양 패턴 변화의 분석을 통해 한국어 데이터가 범언어적 억양 이론에 대해 갖는 함의를 논의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해외에서 구하기 어려운 한국어 참고 문헌과 자료를 구할 수 있어 연구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방한 시기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자가 가장 많던 시기와 겹쳐 어려움도 있었지만, 재단 프로그램과 서울대학교 언어학과의 지원과 배려 덕분에 무사히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또 중간 결과를 대한언어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하는 기회도 얻었습니다. 펠로십 종료 후에는 연구 결과물을 정리해 논문을 출간하려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위상과 한국어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계의 중심은 여전히 영어이기 때문에 국제 학술지에 영어 논문을 투고해 한국어학을 해외에 널리 알리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덧붙여 2022년 6월 재단에서 마련해준 간담회 덕분에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많은 주제로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 중인 여러 국적의 펠로우들이 모여 서로의 연구에 대해 배우고, 한국에서 지내는 이야기를 나누며 뜻깊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물심양면으로 방한 활동을 지원해준 재단과 관계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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