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예르지예스 대학교에서
Ahmet Kopar(에르지예스 대학교 한국어문학과 박사과정)
저는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펠로우로서 2022년 3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서강대학교에서 어학연수를 하며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또한 1년 동안 타국에서 살면서 많은 추억과 경험도 쌓았습니다.
저는 튀르키예에 있는 에르지예스(Erciyes) 대학교 한국어문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제 졸업논문의 주제는 ‘고구려와 돌궐의 관계‘입니다. 튀르키예의 한국전쟁 참전으로 시작된 양국의 우호 관계는 사실 수백 년 전부터 이어져왔습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양국은 6세기부터 접촉하기 시작했습니다. 튀르크 민족이 세운 돌궐과 국경을 접한 고구려가 서로 문화적, 언어적으로 교류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양한 역사 기록을 바탕으로 양국의 관계가 시작된 6세기의 ‘고구려와 돌궐의 관계‘라는 주제로 졸업논문을 쓰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고구려와 돌궐의 관계를 직접 보여주는 사료가 매우 적어 해당 시기 양국의 직접적인 관계를 명시하기 어려웠고, 안타깝게도 튀르키예에서는 고구려에 대한 역사 기록들이나 연구논문들을 쉽게 찾을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한국에 머무는 동안 어학연수뿐만 아니라 졸업논문에 필요한 여러 자료, 즉 ‘자치통감‘, ‘후한서‘, ‘수서‘와 같은 역사 기록문과 연구논문들을 국회도서관을 비롯해 여러 도서관에서 구할 수 있었습니다.
타국에서의 생활은 장점과 함께 단점도 있기 마련입니다. 가장 큰 단점은 경제적 문제와 외로움입니다. 다행히 KF에서 받은 장학금으로 경제적 문제를 극복할 수 있었고, KF에서 진행한 현장학습과 여행 등을 통해 각국에서 온 펠로우들과 동고동락하며 가족처럼 지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수업을 듣는 한국인 학생들이 많다 보니 학교에는 외국인 학생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서로 사고방식과 문화는 달랐지만, 우리의 공통 언어는 한국어였습니다. 1년 동안 쉬는 날마다 가족 같은 외국인 친구들을 만났고, 한국 문화를 더 많이 배우기 위해 한옥마을과 시장 등을 방문해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제 꿈은 에르지예스 대학교에서 한국어 선생님이 되는 것입니다. 양국의 관계는 수백 년 전부터 이어져왔지만,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저는 이러한 사실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한국어를 배울 학생들에게 올바른 한국어와 한국 역사를 가르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좋은 기회를 주신 KF에 다시 한 번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