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별 닮은꼴 음식:
맛도 향도 각양각색! 길거리 음식의 유혹
긴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발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맛있는 냄새의 유혹. 잠깐 들러 간단히 먹고 싶은 친숙한 음식. 일행과 삼삼오오 서서 출출한 배를 채우면, 대수롭지 않은 수다도 즐거워지는 그 맛. 나라마다 사람들의 헛헛한 배를 채워주는 길거리 음식은 그 종류도 다양합니다.
한국에선 떡볶이를 빼놓을 수 없죠. 뜨끈한 어묵 국물과 함께 먹으면 속이 확 풀리는 맵고 짜고 달콤한 맛. 배고플 땐 한끼 식사로 제격이며, 허기는 달랬어도 왠지 다른 맛이 필요한 순간 이만한 것이 없습니다. 조리법도, 재료도, 전문 프랜차이즈도 다양해졌지만, 여전히 길거리 떡볶이를 선호하는 이들이 많은데요. 대개 쌀떡보다 밀가루떡을 좋아하고, 다른 재료와 양념이 최소화된, 매운 고추장맛을 온전히 살린 떡볶이가 여전히 인기입니다. 매우 단순한 요리이지만, 손맛을 제대로 타는 음식이기 때문에 떡볶이마다 각기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지요.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쿠시카츠가 대표적입니다. 돼지고기와 채소를 꼬치에 꽂아 기름에 튀긴 것으로 오사카에서 시작됐습니다. 지금은 고기, 채소는 물론 튀기지 않는 재료가 없을 정도로 다양한 쿠시카츠가 있습니다. 주로 양배추를 곁들여 먹고 소스는 딱 한 번만 찍어 먹는 것이 맛의 불문율이지요. 갓 튀긴 쿠시카츠를 한 입 먹은 후 시원한 생맥주를 마시면, 입안에 살짝 고인 기름 맛이 말끔히 사라지는 산뜻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맛보다는 고약한 냄새로 더 유명한 중국의 취두부는 약간 시큼한 콩 맛입니다. 야채와 해산물을 발효시켜서 코를 찌르는 듯한 냄새의 소금물을 만들고, 여기에 두부를 넣고 수시간 동안 재운 후 건지면 마치 스펀지 같은 질감이 만들어집니다. 이를 그대로 먹어도 괜찮지만, 겉이 바삭바삭해질 때까지 튀겨 매콤한 소스를 끼얹으면 냄새도 줄일 수 있고 고소한 맛이 배가됩니다.
핫도그의 날까지 정해놓을 정도로 애착이 대단한 미국에서는 1860년대 독일 이민자들로부터 대표 길거리 음식이 전수됐어요. 지역에 따라 스타일에 차이가 있는데, 뉴욕, 시카고, 텍사스, 캘리포니아 모두 제 고장의 것이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넘어온 김치 불고기 핫도그 역시 그들을 위협하는 메뉴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가벼운 간식거리로도, 온전한 식사로도 충분한 고마운 길거리 음식, 왠지 오늘 저녁 귀갓길에는 스트리트 뷔페에서 서너 개 골라 푸짐하게 배를 채우고 싶네요.
글 김신영
일러스트 정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