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만나는 한국문화:
아프리카의 ‘흥’이 K-POP ‘댄스’를 만나면?!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K-POP 월드 페스티벌 지역예선 현장 (사진출처: 해외문화홍보원)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동영상 채널에서 한국 가수들의 뮤직 비디오에 달린 댓글을 보면 낯익은 외국어부터 도대체 어느 나라 말일까 궁금해지는 낯선 언어도 눈에 띕니다. 그만큼 한국 가수들의 노래와 춤은 세계 전역에 널리 알려져, 하나의 팝 음악으로 자리 잡았다는 얘기지요. 미국이나 영국의 팝음악만큼은 아니지만, 해외의 음악 팬들이 K-POP을 찾아 듣는 것도 제법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습니다. 그러한 흐름은 K-POP의 불모지처럼 여겨졌던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점점 변화를 맞고 있는데요. 그 중심에는 이집트와 나이지리아가 있습니다.
2018년 5월 인도에서 시작한 K-POP 아카데미 프로그램은 현재 세계 25개국에 개설되어 있는데, 아프리카에서는 이집트와 나이지리아에서 진행됩니다. 보컬보다는 댄스에 더 큰 관심을 보이는 청소년들이 많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단순히 팬들이 뮤직 비디오를 틀어놓고 즐기는 정도로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친목도모의 맛보기식 수업이 아니라 최고의 K-POP 댄스 전문가들이 마치 곧 무대에 오를 연습생들을 지도하듯이 실전처럼 가르치는 것이 큰 매력입니다. 대개 6주 안팎의 초급ㆍ중급 과정으로 구성되며, 모든 수업을 이수하면 수료증도 주어집니다.
사실 K-POP 아카데미가 출범하기 전에도 아프리카에서 K-POP 댄스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존재했습니다. 2016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K-POP 댄스 경연대회는 아프리카와 아랍 K-POP팬들의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K-POP이 조금씩 스며들었지만, ‘춤’이 가진 파급력은 생각보다 훨씬 더 컸습니다. 그간 현지 문화권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한국의 댄스 음악과 춤은 아프리카 특유의 흥과 맞닿아 공감대를 형성하며, 생소하고 이질적인 비주류 문화이기를 거부합니다.
또한 나이지리아의 수도 아부자에서도 K-POP 아카데미 수업을 들을 수 있습니다.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한류 축제가 이곳 최고의 문화 행사로 자리잡을 만큼 이들에게 한국의 대중문화는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올해 열리는 K-POP 커버 댄스 페스티벌도 온라인 심사와 지역예선을 거쳐 참가자를 선별한 후 한국에서 메인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K-POP에 대한 관심이 단순히 춤과 음악에 그치지 않고, 한국어와 한국문화 전반에 걸쳐 확장된다는 것이 더욱 고무적입니다. 그리고 10대, 20대 에만 국한됐던 수요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는 점 역시 매우 긍정적인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글 김신영
나이지리아 아부자의 K-POP 댄스 경연대회 모습 / K-POP 댄스 아카데미 무대에서 안무 연습 중인 이집트 학생들 (사진출처: 해외문화홍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