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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도시에 전한 한국 공연 예술의 ‘종합 선물 세트’

2010년10월 14일부터 16일까지 네바다 주 핸더슨 시와 유타 주 시더 시에서 ‘한국문화의 날’ 행사가 개최되었다. 시 당국의 초청을 받아 한국국제교류재단과 LA한국문화원이 공동으로 지원하여 개최한‘한국문화의 날’ 행사. 인구 3만 명, 25만 명의 규모로 아시아계 인구도 0.5%에 불과한 이들 도시에서 왜 우리 문화 공연단을 초청했을까?



시더 시와 한국의 인연은 195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인구가 8000명도 되지 않았던 작은 도시에서 한국전에 600명의 젊은 청년들이 참전했고, 단 한 명의 부상자 없이 전원 귀국했다. 아직까지도 이는 기적의 실화로 남아 이들에게 한국은 행운의 나라로 기억되고 있다. 지난 2008년 9월 참전비가 세워졌고, 이를 계기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한국문화의 날’ 행사와 공연단 초청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은 풍물과 전통 무용
낯선 한국을 ‘공연’이란 창으로 소개하는 이번 공연은 한국 예술 문화를 종합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역동적인 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 한국인이 아닌 현지인으로 구성된 태권도 팀의 공연 참여 등도 눈에 띄는 시도로 꼽을 수 있다.
1부 공연 <과거>의 막이 오르자 무대는 텅 비어 있다. 어리둥절한 관중들은 그제야 뒤에서 들리는 풍물 소리를 따라 관중석의 복도로 입장하고 있는 풍물단 ‘유소’를 보게 된다. 관객석에서 무대를 바라보는 공연이 아닌, 관중들과 함께 호흡하는 공연에 관중들은 많은 흥미를 보였다. 색색의 화려한 의상과 춤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킨 ‘춤아리’ 무용단이 부채로 한 송이 아름다운 꽃을 만들었을 때는 관중 모두가 ‘와’ 하고 함성을 질렀다. 흥겨운 장단의 장고 춤 또한 색채감이 뛰어난 한복과 고운 선의 춤사위와 한데 어울려 관객의 시선을 끌었다.
신명 나는 풍물 가락과 함께 어우러진 선반 돌리기와 상모 돌리기 등의 흥미진진한 묘기를 보여준 ‘유소’는 전통음악의 흥과 열정을 고스란히 전해주었다. 선반을 자유자재로 부채와 곰방대, 칼 등으로 바꿔 돌리고, 두 선반을 공중으로 던져 다시 받는 등의 깜짝 놀랄 만한 재주를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큰 재미를 선사했다. 상모 돌리기를 시작하기 위해 기다란 끈을 관중을 향해 풀었을 때 이를 처음 본 관중은 놀라움을 금하지 못했다.



동서양의 만남, 아름답고 역동적인 무대
2부 공연 <현재>에서는 특히 ‘시울雲’의 반주에 맞춘 팝핀 현준과 김영훈의 환상적인 팝핀 댄스가 이목을 끌었다. 역동적인 현대의 댄스와 우리 고유의 전통 가락이 이렇게 오묘하게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 ‘시울雲’의 창작 퓨전 국악 무대 또한 신선했다. 이들은 자연의 소리를 우리 음악으로 표현하면서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창조했다. 일반 전통 악기만 사용하는 것이 아닌, 현지 관중에게도 친숙한 신시사이저, 드럼, 기타 등을 사용해 서양과 동양의 선율이 융합된 아름다운 음악을 선사했다. 오랜 기립박수와 함께 두 공연은 막을 내렸다. 이번 공연은 관중에게 한국문화에 한걸음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문화의 날’ 행사에서 눈에 띈 또 하나의 공연은 태권도 시범이었다. 2007년 그 해의 최고 시범팀으로 선정되며 태권도 명예의 전당에 공연단 이름이 새겨지기도 한 팀-M(Team-M)이 선보였는데 이들은 한국에서 온 공연단들을 ‘누나’, ‘형’이라고 한국말로 친근하게 부르며 다가왔다. 한국의 드라마와 팝을 한국 사람보다도 더 잘 꿰뚫고, 한국드라마 대사를 줄줄 외우기도 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한류의 영향을 피부로 느꼈다.
탄탄한 구성과 열정적인 공연으로 한국 예술 문화를 종합적으로 선보인 이번 ‘한국문화의 날’ 행사가 미국 내 여러 소도시에서 계속해서 올려지고, 많은 관중에게 한국문화가 낯선 문화가 아닌 친숙한 문화가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