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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있어서 행복한 이유

‘사물놀이’는 한국에 오기 전까지 북 연주를 해본 적이 없는 나에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한복을 입은 무용단원들의 춤과 사물놀이 체험은 잊혀지지 않는 기억으로 남게 될 것 같다.

연수, 결혼 등 사람들이 한국에 오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어떤 이들은 휴가를 즐기기 위해 오기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공부를 하기 위해 오기도 한다. 사업상 오는 사람들도 있고, 문화 교류를 위해 오는 사람들도 있다. 경제학자인 내 경우에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한강의 기적’ 이 한국에서 연구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한 이유였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체한연구펠로십의 지원을 받는 방법 이외에 내가 이곳에 올 수 있는 길은 없었다. 펠로십 프로그램은 나의 꿈을 실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이점에 대해 크게 감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유가 무엇이건, 체류기간이 얼마이건 간에 한국에 오는 꿈이 실현되고 얼마지나지 않아 고국에서는 당연하게 여기던 가족과 친구, 직장, 그 외 많은 것들에 대한 향수가 생기기 시작했다.



한국 사회와의 접촉
모든 이들에게 최고의 친구는 가족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에서 혼자 지내는 나 같은 사람보다 한국인 배우자와 결혼해 이곳에 온 외국인이 덜 힘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제로 많은 외국인들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외로움보다 한국어를 모른다는 사실이다. 때로 이런 걱정은 길에서 외국인을 도와주는, 특히 지하철에서 길을 잃고 절실히 도움을 필요로 할 때 도와주는 몇몇 친절한 한국 사람들 덕분에 해소되고는 한다.

한국 자원봉사자들과의 만남
한국에 도착한 뒤 몇 주가 지나지 않아 내가 어학 강좌와 연구 이외의 활동에 처음으로 참가한 행사는 한국국제교류재단 자원봉사자들이 개최한 태권도 행사였다. 태권도행사는 진심을 담은 분위기에서 진행되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훌륭한 기회가 되었다.
처음 태권도 행사를 경험한 뒤 나는 앞으로 개최되는 모든 자원봉사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기로 결심했다. 두 번째로 참여한 것은 3월 셋째 주 서울 남부 지역에서 열린 사물놀이 행사였다. 나는 이 지역에 ‘예술의 도시’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많은 갤러리가 밀집해 있으며 국립국악원이 있는 유명한 곳이다. 이곳에서 나는 여덟 명의 여성과 선생님 겸 리더 역할을 함께하는 남성 한 명으로 구성된 ‘사물놀이’라는 명칭의 그룹이 공연하는 것을 보았다.



한국의 타악기를 중심으로
이날 행사는 아침부터 시작되었는데, 먼저 ‘사물놀이’ 공연단이 소개되었다. 1978년에 만들어진 이 공연단은 한국에서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많은 공연을 했고,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영국, 미국 등을 방문하면서 전 세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나의 고국인 가나에도 타악기가 흔하며, 한국의 타악기와 비슷한 점이 있다. 가나의 각종 북은 중간 굵기나 커다란 나무의 딱딱한 몸통을 파내어 만들며, 특수 가죽을 사용해 속이 비어 있는 몸통의 위아래를 덮어 북의 형태를 갖춘다.

사물놀이 공연
공연단 소개와 함께 사물놀이에 쓰이는 악기가 소개되었다. 그런 다음 우리는 약 한 시간에 걸쳐 경기 지방의 음악과 춤을 감상했다. 커다랗고 화려한 부채로 추는 부채춤과 노래, 네 개의 타악기 연주가 오케스트라 형식으로 훌륭하게 어우러졌다. 여자 공연 단원들은 공연 내내 한복이라는 화려한 긴 의상으로 매번 갈아입었다. 그들은 또한 춤도 완벽하게 추면서 각종 타악기를 연주하고 능숙하게 노래까지 부르며 그들이 얼마나 재주가 많은지를 보여주었다. 오전행사의 절정은 한국의 더블 리드 악기인 피리 공연이었다. 오후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네 그룹으로 나뉘었다. 각 그룹에는 한국국제교류재단 자원봉사자가 한 명씩 리더로 배치되었다. 두 그룹은 장구와 북 중 하나를 연주하는 법을 배웠다. 한국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북 종류를 연주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다. 그 수업은 한국국제교류재단 체한연구펠로로 서울에 체류하면서 얻은 또 하나의 값진 경험이었다.
나는 한국의 장구와 북소리가 매우 독특하면서도 다채로워 어떤 종류의 음악도 완벽하게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공연단이 우리 요청에 답하여 재즈, 힙합, 록, 소울, 리듬 앤드 블루스 등의 음악을 훌륭하게 연주해내었던 것이다. 이어 우리는 약 한 시간 동안 한국의 대중적인 전통 민요인 아리랑 곡조에 맞춰 연주 연습을 했다. 그리고 나를 포함해 다른 참가자들 모두가 함께 무대에 불려나가 춤을 추면서 행사는 절정을 이루며 한바탕 축제의 마당으로 변했다. 나중에는 그곳에 있던 모든 이들이 합류했고, 우리 모두는 원을 그리며 즐겁게 춤을 췄다.
이번 행사는 참가자들도 많았고 협력과 우정, 적극적인 참여가 어우러졌으며, 모든 이들의 마음속에 오래 기억될 감흥을 남겼다. 행사가 끝난 후 몇몇 참가자들이 앞으로도 계속 북을 치거나 춤을 추고 싶다고 말한 것이 기억난다.
그날 이후, 감미로운 아리랑 노랫가락이 오늘까지도 내 귓가에 들리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