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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를 뜨겁게 달군 한국의 비보이

대한민국과 짐바브웨의 수교 15주년을 기념하고 앙골라와 문화 교류 증진을 위해 한국국제교류재단은 양국 주재 한국대사관과 공동으로 문화 행사를 기획했다. 이 행사의 주요 목표는 한국 문화의 또 다른 면을 아프리카 관객들에게 알리는 것. 이를 위해 최고의 비보이 그룹 ‘라스트포원’이 낙점되었다.

‘라스트포원(Last for One)’이라는 한국의 비보이 그룹이 방문한다는 소식을 들은 짐바브웨의 촉망받는 신인 예술가 클리프턴 마탐보는 자신의 귀를 믿을 수가 없었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이 비보이 그룹이 ‘배틀 오브 더 이어 비보이 챔피언십(Battle of the Year B-Boy Championship)’은 물론 여러 경연 대회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보고 그 놀랍고도 불가능해 보이는 동작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이런 그룹이 아프리카의 작은 도시에 온다니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다. 마침내 호텔에서 이들을 만난 마탐보는 그룹 멤버 중 한 명에게 다가가 그들의 공연을 얼마나 고대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고백했다. 그러자 그 멤버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의자 꽉 붙들고 계세요. 기대 이상일 겁니다”라고 말했다



그 말은 사실이었다!
관객들이 라스트포원의 최신작 <원 드림(One Dream)>을 경험한 70분의 여정은 완전히 환상 그 자체였다. 입장권이 모두 매진되었고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공연 내내 비보이들의 동작 하나하나에 반응하며 그들의 이름과 출신 국가를 외쳐댔다. 매 공연이 끝날 때마다 ‘힘 있다’, ‘다이내믹하다’, ‘짜릿하다’, ‘영감을 불어넣어 준다’, ‘놀랍다’라는 말이 울려 퍼졌다. 올해 대한민국과 짐바브웨의 수교 15주년을 기념하고 앙골라와 문화 교류 증진을 위해 한국국제교류재단은 양국 주재 한국대사관과 공동으로 문화 행사를 기획했다. 이 행사의 주요 목표는 한국 문화의 또 다른 면을 아프리카 관객들에게 알리는 것이었다. 재단과 대사관은 비보이 그룹을 초청하는 데 의견을 같이했고, 최종 결정된 그룹이 한 시간이상의 공연이 가능한 몇 안 되는 비보이 그룹 중 하나인 ‘라스트포원’이었다. 2005년 브레이크 댄싱 분야의 월드컵이라 할 수 있는 ‘배틀 오브 더 이어 비보이’에서 1등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 명성을 얻은 ‘라스트포원’은 이후 다른 몇몇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했으며 역동적인 춤과 이야기가 결합된 비언어극 비보이 공연도 제작했다. 최신작 <원 드림>은 라스트포원의 불후의 공연 모음집 같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비교적 알려지지 않았던 이들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춤꾼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영상과 화려한 춤으로 보여준다.

모두가 공감하는 ‘하나의 꿈’
‘라스트포원’이 올해 아프리카 순회공연에서 무대에 올린 것이 바로 이 작품이다. 순회공연은 짐바브웨에서 시작되었다. 짐바브웨 공연은 양국 외교 수립 15주년 기념 외에도 아프리카 최대 문화 축제인 하라레 국제예술제(Harare International Festival of the Arts: HIFA) 참가를 위한 것이었다. 한국대사관과 HIFA 측의 적극적인 홍보로 티켓은 공연 시작 수주 전에 이미 매진되었다. 하라레 국제예술제에서 이미 공연한 예술가와 춤꾼들을 비롯해 전 연령층의 열렬한 문화 애호가들이 관객의 주를 이루었다. <원 드림>공연은 하나의 꿈을 가진 10명의 비보이들이 최고 권위의 비보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이야기로 근면함, 불굴의 열정, 팀원들 사이의 강한 연대감을 통해 온갖 난관을 물리치고 그 목표를 달성해가는 여정을 그린다. 이 작품은 자신의 꿈을 좇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이야기다. 이렇게 영감을 불어넣는 이야기 덕택에 모든 관객들은 하나가 되었다. 어떤 이는 웃고, 또 어떤 이는 눈물을 흘리며, 모두 눈을 반짝이며 미소 지었다. 관객은 비보이들의 동작 하나하나에 반응을 보였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세 번의 앙코르 무대가 펼쳐지기도 했다.
짐바브웨에서 두 번의 공연을 아주 성공적으로 마친 ‘라스트포원’은 비행기로 다음 공연지인 앙골라로 향했다. 앙골라 공연은 주로 양국 간 문화 교류 증진을 위해 마련한 자리였기 때문에 짐바브웨 공연지의 자유롭고 활기찬 환경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관객은 초청받은 인사들이 대부분이었으며 주로 정부 각료, 대사, 기업의 최고 경영인, 젊은 지도자와 대학생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모두들 이제 곧 시작될 세계 정상급 비보이들의 공연을 보고 싶은 마음만은 그 어느 무대에서보다 간절함을 느낄 수 있었다.
격식을 갖춘 리셉션에 이어 한재영 대사의 축사와 앙골라 전통 공연단의 공연이 펼쳐진 뒤 ‘라스트포원’이 중앙 무대에 올라 그토록 기다리던 공연을했다. 짐바브웨에서처럼 흥분되고 짜릿한 반응은 아니었을지 모르지만 분위기는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렸고, 리듬에 맞춰 발을 구르며 비보이들의 동작에 열렬하게 반응했다. 공연이 끝나자 관객은 기립박수를 보냈고, 이로써 아프리카 순회공연은 막을 내렸다.



한국의 이미지를 새롭게 한 세계 최고 수준의 문화 공연
비보이는 한국에서 시작된 문화 장르가 아닐지 모르지만 한국이 최고 수준에 오른 분야임이 틀림없다. 한 국가의 이미지와 이해를 향상시키는 데 문화가 두드러진 도구로 활용되는 오늘날 세계 수준의 문화 공연을 세계의 관객에게 보여주는 것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따라서 최고 수준의 비보이 공연을 보여준 것은 아프리카에서 한국의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었음이 분명하다. 공연을 본 관객들은 한국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있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공연을 통해 그들이 한국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었을 것이라고 믿는다.
한 나라의 이미지 제고는 양국의 상호 작용과 교류 증진의 토대가 된다. 그리고 ‘라스트포원’이 공연했던 두 나라에서 우리는 이를 성공적으로 보여주었다. 앞으로 짐바브웨, 앙골라와의 문화 교류가 활발해진다 해도 놀라지 말길 바란다. 한국은 이미 이 두 나라의 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