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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의 코로나19 발병 현황과 대응 평가

  • 작성자 송금영
  • 등록일 2021.11.08

 

송 금 영

전 카자흐스탄스탄 공사

전 탄자니아 대사

 

201912월말 중국 우한에서 출현한 코로나19는 전세계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중앙아를 강타하였다. 74백만명의 인구를 보유한 중앙아 국가들은 지난 2년간 코로나19 통제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사회적 거리 두기와 국경 통제, 백신 접종을 통해 방역에 주력해 오고 있다. 그러나 중앙아 국가들의 열악한 보건 인프라, 총선 및 대선 실시, 그리고 국제사회의 지원 부족 등으로 확진자는 계속 발생하고 있으며 경제성장 둔화 등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


첫째 정확한 코로나19 확진자 파악이 어렵다. 중앙아 5개국 중 투르크메니스탄은 코로나19 발병 여부와 백신 접종 현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여타 4개국인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은 통계 수치를 공개하고 있다. 2021115일 세계보건기구(WHO) 통계에 의하면 이들 4개국의 확진자는 약 14십만명에 달한다. 카자흐스탄이 1백만명으로 제일 많으며, 우즈베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이 각각 약 18만명, 타지키스탄이 17천여 명이다. 이 같은 통계 수치는 인구 규모에 비례해서 확진자도 증가하지만 검진 의료시설 부족으로 감염 여부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데 기인한다.


중앙아 국가들은 2년간 코로나19 발병으로 2020년 국제유가 하락, 무역감소, 실업증가 등으로 경제여건도 악화되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DD) 통계에 의하면 카자흐스탄은 20201-8월간 국내총생산(GDP)3% 감소했고, 타지키스탄은 경제성장률이 20197%에서 20201.6%로 대폭 감소했다. 우즈베키스탄은 2020년 초창기에 제로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러시아 거주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3국 노동자들의 본국 송금 감소는 자국의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2019년 러시아 거주 타지키스탄 노동자들이 본국에 송금한 금액은 26억 달러로 자국 GDP28%를 차지하였다.


둘째 중앙아 국가들은 자국 중심으로 방역을 시행하였고 중앙아 전체에 대한집단 방역 조치는 시행되지 않았다. 이는 중앙아 보건안보와 방역을 적극적으로 주도할 국가가 없는데 기인한다. 지난 20년간 상하이협력기구(SCO) 등 기존의 중앙아 다자협력기구들은 대부분 군사 안보 및 경제 통합, 반테러 협력에 주안점을 두었고 감염병 대처는 개별국가들의 소관 사항이었다.


중앙아 국가들은 보건 역량이 미흡하여 효과적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지 못했다. 미국 존스홉킨스(Johns Hopkins) 대학교가 개발한 2019년 세계보건안보(GHS) 지수에 따르면 195개 국가 중 GHS 순위가 키르기스스탄이 47, 카자흐스탄이 83, 우즈베키스탄은 116, 타지키스탄은 130, 투르크메니스탄은 135위였다.

셋째 지난 2년간 중앙아 국가들의 총선 및 대선 실시가 코로나19 확산에 기여하였다. 집권 여당들은 득표를 위해 국민들의 생업을 위협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엄격한 방역 조치를 등한시하였다. 우즈베키스탄의 202110월 대선, 키르기스스탄의 202010월 총선과 20211월 대선, 카자흐스탄의 20211월 하원 선거 등으로 많은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가하였다.


넷째 최근 중앙아 국가들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백신 접종을 추진하고 있으며 백신접종 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공무원과 대중업소 종사자들에게, 타지키스탄은 18세 이상 모든 국민들에게 백신 접종을 요구하고 있다. 키르기스스탄은 공무원과 의료 종사자들에게, 우즈베키스탄은 공무원, 군인, 노동자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도록 지시하였다. 그러나 이같은 의무적인 백신 접종으로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백신 확보가 충분치 않아 국민들의 백신 접종이 어려우며, 가짜 백신과 위조한 백신접종 증명서가 불법적으로 유통되기도 하였다.


다섯째 202111월 초 투르크메니스탄을 제외한 중앙아 4개국의 평균 백신 접종 완료율은 22.25%로서 전세계 접종 완료율 39%보다 낮다. 카자흐스탄은 중진국으로서 백신을 자체적으로 구입할 수가 있지만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은 저소득국으로서 백신을 구입할 여력이 부족한데 기인한다. 중앙아 국가들은 20217월부터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개발한 화이자(Pfizer), 모더나(Moderna),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중국산 시노백(Sinovac)과 시노팜(Sinopham), 러시아산 스푸트니크(Sputnik)-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하였다. 금년 115일 현재 백신 접종 완료율은 카자흐스탄이 40%로 제일 높으며 타지키스탄 22%, 우즈베키스탄 17%, 키르기스스탄 11% 순이다.


여섯째 중앙아 국가 대부분은 개도국으로서 충분한 백신 구입이 어려운 만큼 국제사회의 무상 지원에 의존하였다. 미국, 러시아와 중국은 자국의 영향력 제고를 위해 2021년 하반기부터 중앙아 국가들에게 백신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등 백신 외교를 강화하였다. 미국은 지난 7월 우즈베키스탄에 3백만 회분의 모더나 백신을 지원했으며 중국은 타지키스탄에 3십만 회분의 시노백을, 키르기스스탄에 15만 회분의 시노팜을 각각 지원하였다. 러시아는 카자흐스탄에 러시아산 백신 생산을 허용하기도 하였다. 아제르바이잔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키르기스스탄 및 타지키스탄에 각각 4만 회분, 우즈베키스탄에 5만 회분을 공여하기도 하였다. 키르기스스탄은 WHO가 주도한 국제 백신 공유사업인 코박스(COVAX)를 통해 약 22만 회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확보하였다. 한국도 2020년 우즈베키스탄에 방역 자문관을 파견하였고, 마스크 등 방역물품을 중앙아 국가들에게 지원하였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G-7 국가들은 2022년까지 전 세계 70%의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 중앙아 저소득국을 포함한 전세계 개도국들에게 총 20억 회분의 백신 지원을 공약하였다. 의료 전문가들은 한 국가의 전체 국민들에 대한 백신 접종 완료보다는 전세계 인구의 집단면역이 세계적인 방역에 효과적이고 경제 회복에 도움에 된다고 한다. 202111월 초부터 유럽과 러시아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고 있어 러시아와 국경선을 접한 카자흐스탄 등 인접한 중앙아 국가에서도 재확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편, 코로나19 발병 이후 중앙아 등 세계적으로 보건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국민들은 국가에 대해 건강한 삶의 보장과 보다 양질의 보건 서비스 제공을 요청하고 있다. 중앙아 각국은 앞으로도 코로나19 발병이 지속될 수 있는 만큼 무엇보다도 백신 및 방역 물품 확보 등 보건 역량을 제고해야 한다. 아울려 초국경적인 감염병인 코로나19에 대한 효율적인 대처를 위해 WHO와 협력 강화는 물론 집단 방역을 위한 중앙아 보건 방역망의 구축이 시급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