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집권 2기 경제정책 전망
박지원(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지난 경제정책의 평가와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재선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2016년 10월 취임이후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이전 카리모프 정부의 폐쇄적인 경제 운용방식과 상반된 방향의 정책을 전개해 나갔다. 기본적으로 대외개방적인 경제정책을 지향하면서 외환통제를 해제하여 단일환율제도를 도입하였고, 적극적인 외국인 투자유치를 통한 국내산업 육성을 위해 노력하였다. 그동안 수자원사용과 관련하여 껄끄러운 관계에 있었던 주변국인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의 정상을 만나 우호적인 경제관계 설정에도 합의하였다. 또한, 내부적으로도 세제와 공공 재정관리 분야에서 이전과는 다른 대대적인 정비절차를 추진해왔다. 미르지요예프 정부는 이와 같은 정책을 ‘경제개혁’으로 칭해왔고 전 정권과의 차별화를 강조하면서 변화하는 글로벌 경제환경에서 우즈베키스탄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향을 전략적으로 모색하였다. 사실상 이러한 방식의 경제정책의 전환은 우즈베키스탄이 체제개혁이후 추진해 온 폐쇄적이고 자립적인 경제성장의 기조를 완전히 바꾼 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
대외적으로 새정부의 정책전환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많은 서구 국가들이 우즈베키스탄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였으며 개혁의 행보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였다. 우즈베키스탄 내부적으로도 그의 개혁정책은 국민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았다. 물론, 집권 후 5년이 지난 지금 개혁의 성과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수십 년간 뿌리내려온 관성적이고 고립적인 경제정책의 큰 흐름을 반개혁세력의 저항 속에서 다른 방향으로 전환시킨 것만으로도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 그리고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2021년 10월 24일 80.1%의 득표율로 대통령에 재선되면서 집권 2기를 맞게 되었다.
미르지요예프 2기의 경제정책과 과제
압도적인 지지율로 재선된 미르지요예프 정부의 2기 경제정책 방향은 기존의 정책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기 어렵다. 1기 정권의 개방적인 기조를 통한 글로벌 경제에 대한 적극적인 편입정책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기 정권에서 경제적으로 중요한 정책방향 및 이와 연계된 과제는 크게 3가지로 구분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제조업 육성과 산업발전을 통한 수출지향적 경제구조의 확립이다. 우즈베키스탄이 시장경제도입 초기부터 유지해 온 수입대체산업화 전략은 성공적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내부적으로 산업화를 위한 정부의 의지는 강했지만 정책적 조합은 큰 효과가 없었다. 이제 개방적인 환경 하에서 외국인 투자의 적극적인 유치와 기술유입을 통한 제조업 육성이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며 우즈벡 정부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 과정에서 우즈벡의 가장 큰 수출시장인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가입문제와 이와 연계된 러시아-중국-서방국가와의 관계설정을 어떻게 정립해 갈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이다.
두 번째는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전환과 같은 글로벌 경제환경의 변화에 대응하는 문제이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우즈벡 경제의 디지털화와 신산업 부문의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수차례의 대통령령을 제정하여 신산업 부문의 발전을 위한 법적인 기반과 지원체계를 구축했고 기업들에 대한 지원방안도 마련했다. 특히 디지털경제의 근간이 되는 IT 산업 육성을 통해 스마트시티, 클라우드시스템, 블록체인기술, 인공지능 등의 신산업 분야를 육성하려는 정책은 지속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전통적인 산업에 스마트기술을 접목하여 산업을 보다 효율화하려는 노력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관련기반기술이 미약한 상황에서 기술력을 가진 외국기업들의 유치와 인력양성에 성패가 달릴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는 에너지전환의 추진이다. 2017년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우즈벡 사회의 발전을 위한 5가지 우선분야를 천명하면서 경제분야에 있어 신재생에너지의 사용 확대를 추진과제 중 하나로 선정하였다. 이어 2019년 대통령령을 통해 신재생에너지원을 기반으로 하는 전력요금체제를 개편하고 태양광과 풍력발전소 부지 선택을 위한 절차마련 및 연구 착수, 관련 설비의 테스트와 인증을 위한 시험기구 구축 등을 구체화하는 법안을 마련하였다. 그리고 이 법안을 통해 정부는 2030년까지 전력생산에서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비중을 25%까지 확대하는 목표를 제시하였다. 이에 따라,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다수의 태양광 및 풍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가 논의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신재생에너지의 활용확대와 관련된 문제가 아니다. 우즈벡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전통적인 에너지원과 관련된 기업과 각종 주체 간 이해관계의 틀을 바꿀 수 있는 사안이다. 그동안 우즈벡 경제를 규정짓던 한 축을 변화시키는 과정이 될 것이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정부의 추진의지가 중요하다.
미르지요예프 2기의 경제정책 수행의 방점은 방향보다는 속도와 운용의 묘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이제는 지난 집권 1기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효율적인 정책의 시행을 통해 가시적인 결과를 이끌어내야 할 때이다. 미르지요예프 2기 하에서의 우즈베키스탄의 성공적인 경제체질 변화와 발전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