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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옌칭도서관 1기] 김하나: 첫째달

  • 등록일 2014.12.03

안녕하세요! 하버드 옌칭 도서관에서 인턴 1기 활동 중인 김하나입니다.


10월 1일에 첫 출근하여, 옌칭 도서관 Korean Cataloging부서에서 인턴으로 활동한 지 두 달이 다 되어가네요. 옌칭 도서관에서 수집하는 한국 및 한국학 관련 자료들의 방대한 양뿐만 아니라 주제와 종류의 다양성에 놀라며, 매일 새로운 내용을 배우고 있습니다. 함께 인턴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기영씨가 이전 수기에 작업 내용을 자세하게 설명해주셔서.. 저는 하고 있는 일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OCLC(Online Computer Library Center)에 다른 도서관 사서들이 작성한 목록레코드가 이미 업로드 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 레코드를 하버드 시스템인 Aleph로 copy하거나, 아직 자료에 대한 목록 레코드가 없는 경우에는 직접 목록레코드를 만드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10월은 거의 고고학 자료 목록작업을 하면서 보냈고, 고고학 자료가 끝난 이후에는 문학 자료나 어학, 종교 등 다양한 주제 분야의 자료를 목록하고 LC분류 및 Subject heading을 부여하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훈련 받고 싶은 내용을 나누는 면담을 가졌었는데요. 비디오 테이프와 전자 자료, 포스터 등 다양한 정보원에 대한 목록작업을 경험해볼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많은 도서관에서 일해보지 않았지만, 제가 일했던 곳들에서는 외주업체를 통해서 목록작업을 진행한 후 간단한 수정 업무만 했던 게 보통이었는데요. 목록업무를 깊게 보고 나니, 목록과 분류, 특히 주제를 부여하는 작업의 중요성을 느낍니다. 앞으로 한국의 대학을 비롯한 전문도서관들이 자료를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작업에 더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경험하는 하버드 옌칭 도서관의 모습은 사실 한국의 대학도서관이나 공공도서관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서가가 있고, 책이 있고 이용자와 사서를 포함한 직원들이 있을 뿐이지요. 하지만 도서관이란 그 곳에서 일하는 직원들, 그리고 이용자들의 관심과 자세에 따라 도서관 장서와 목록정보에 대한 질이 달라지는 것을 실감하며, 앞으로 사서로서 무슨 일을 해야 할 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 인턴 생활을 시작할 때에는 RDA와 LC 등 어떤 목록 스킬을 익히는 것과 지금까지 제가 단련해 온 스킬을 어떻게 업무에 활용해서 얼마나 많은 목록 레코드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스스로 제 자신을 평가하는 데 애썼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담당 사서선생님께서 목록 업무 외에도 생각해 볼 법한 질문을 던져주셔서, 미국 도서관 체계의 장점을 한국의 상황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예를 들면, 한국학 자료의 체계적인 구축 및 정리를 위한 OCLC 활용가치나 한글 Romanization의 표준화 등)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있고, 그런 생각을 정리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고 있습니다.


11월에는 하버드 도서관의 목록 부서 견학과 뉴욕에 있는 식물학도서관 등 다른 도서관 견학이 예정되어 있는데요. 다음 후기에는 조금 더 재미있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