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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S Dong-hee Suh (additional)

  • 등록일 2014.12.10

앞선 후기에 이어, 워싱턴 내 숙소 구하기에 대해 더 자세히 적으려 합니다.

 

우선 혼자 사는 원룸을 구하든, 룸메이트를 구하든, 여럿이 같이 사는 하우스에 자리를 잡던, 가격은 거의 건물의 시설과 신축 여부 및 디씨 중심가로부터의 거리에 의해 결정됩니다. 그러니 본인이 앞으로 어떤 동선을 그리며 디씨 생활을 할 것인지를 잘 생각해보고 정하시는 게 좋을 것입니다. 외곽으로 나가면 거의 택시를 타야 한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택시를 타고 5블럭 정도 가면 10불은 금방 나옵니다.

 

만약에 원룸을 계약하게 되면 몇 가지 체크할 부분이 있습니다. 미국의 아파트 계약서는 상당히 길고 내용이 복잡합니다. 정신없이 일 처리를 하다보면 빼먹을 수 있으니, 반드시 계약서 원본을 챙기시길 바랍니다. 렌트 가격은 임대업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매주 변동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어떤 시점에 디씨에 도착하여 집을 구하느냐에 따라서도 가격이 다를 수 있습니다. 6개월만 체류하는 경우, 워낙에 6개월 임대 계약을 해주는 경우가 없으니 세 군데 정도만 찾아내도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에서 craigslist 등을 통해 검색해 마음에 드는 건물을 추려놨다면, 디씨에 도착해서는 일단 전화부터 해보십시오. 6개월이 된다고 했다가 막상 가보면 안 된다고 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또 오자마자 휴대폰 개통을 하십시오. 이메일 문의를 남겼을 때, 현지 휴대전화 번호를 남겨야 답장을 하는 경우가, 제 경험상 더 많았습니다.

 

저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아는 사람이 미국에서 쓰던 폴더폰을 받아 왔습니다. 버라이존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bring my own device' 메뉴가 있습니다. 기존 전화기에 버라이존이 번호만 부여해주는 것입니다. 반드시 폴더폰이 아니고, 스마트폰도 다 가능하니 추천합니다. 이렇게 제 경우, 현지 전화는 저렴한 폴더폰 (버라이존 웹사이트 통해 금액 충전 방식)을 쓰고 와이파이가 되는 사무실에서는 서울서 갖고 온 휴대폰을 이용해 가족과 연락을 하곤 합니다. (버라이존 웹사이트에서 충전 금액을 결제하려는데 서울서 갖고 온 해외 겸용 신용카드로는 승인이 안 되어서 Bank of America 체크카드 발급 후 핸드폰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다시 숙소 구하기로 돌아오지요.입주 첫달의 렌트는 입주 당일부터 월말까지 계산한 금액과 (pro-rated라고 합니다) 보증금을 포함합니다. 건물에 따라 보증금이 500불 정도일 수도 있고, 통상적인 한 달 렌트비를 내라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관리 사무소에서 알려주겠지만, 임대인 보험은 사무소에서 추천한 업체에 본인이 직접 가입을 해야 하구요. 전기/수도 요금 납부 신청 역시 본인이 별도로 해야 합니다. (물론 집에 입주하면 전기/수도는 공급되는 상태입니다) 이러한 여러 일을 처리하면서 콜센터에 전화해야 할 일이 많을텐데요. 복잡한 메뉴를 거치기 전까지는 살아있는 사람(!)과 대화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인내심을 갖고 대처해야 합니다. 내가 원하는 항목이 메뉴에 없다고 판단되면 대기 상태로 전화를 붙들고 있으면 됩니다. 그러면 드디어 customer representative가 등장합니다.

 

마지막으로, 숙소 내 인터넷 이용 문제입니다. 제가 사는 건물의 경우, 통신업체 Comcast와 전속 계약을 맺고 있는데, 기본 속도의 인터넷 이용비가 거의 70불이어서 안 쓰고 있습니다. 이 역시 건물마다 거래하는 업체가 다르고, 따라서 금액도 다르다고 합니다. 그런데 대체적으로 서울보다 비싼 편입니다.

 

제 경우, 기본적인 가구가 갖춰진 집을 구하지 못해 (참고로 furnished 아파트 구하기도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당장 필요한 물건들은 새 것으로 구입했습니다. 디씨 안에는 가구점도 별로 없고, 배송비도 비쌉니다. 그래서 저는 지인의 Amazon Prime 아이디를 빌려 철제 침대 프레임, 매트리스, 책상, 의자, 빨랫대, 조명 스탠드, 화장지, 빨래 세제, 샤워 커튼 등을 구입했습니다. (Prime 상품을 선택하면 배송비가 무료입니다) 주변의 미국 유학생 친구들로부터 많이 들어보셨겠지만, 침대 프레임, 의자, 책상 등은 모두 직접 조립해야 합니다.

 

그 외 급하지 않은 물건은 craigslist의 검색을 통해 구입했습니다. 상식이겠지만, craigslist 거래는 모두 현금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구매자 본인이 직접 가질러 가야 합니다. 이 경우도, 이메일로 처음에 연락하는데 현지 휴대폰 번호를 남기지 않으면 답장이 잘 안 옵니다. 참고하시구요. 저는 추가 조명기구, 그릇, 수저 등은 craistlist를 주기적으로 검색해보면서 구입했습니다.디씨에는 혼자 사는 싱글 인구도 많아서, 이들이 이사가면서 내놓는 물건을 통째로 넘겨 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 역시 좋은 물건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혼자 있다 보면 먹을거리가 부실한데요. 디씨 안에는 슈퍼마켓이 많지 않습니다. 게다가 위치가 전철역 등에서 멀리 떨어진 편이어서 무거운 물건을 사기는 부담스럽습니다. 멀리 버지니아 주로 나가면 대형 마트도 많고, 한인 마트도 많지만 차가 없는 입장에서는 가기 쉽지 않습니다. CSIS는 이 부분에서 큰 장점이 있는데요. 워낙 이벤트가 많고, 거의 모든 이벤트가 다과 혹은 식사를 겸하다보니, 남는 음식은 싱크탱크 직원들 차지입니다. 타코, 샌드위치, 샐러드, 도너츠 등이 많이 나오고 종종 닭고기, 소고기 요리가 나옵니다.

 

마지막으로 체크할 부분은 복장입니다. CSIS는 복장 규정이 별도로 있고 직원들의 전반적인 복장 상태가 보수적인 편입니다. 규정에 청바지, 샌달 착용은 안 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남자 직원들은 항상 넥타이까지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되고, 여자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자유롭지만 공식 행사가 있을 때는 모두 위에 긴팔 자켓을 걸칩니다. 구두도 낮은 힐 정도만 신는 편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에는 정착 후, 연구소 내 생활에 대해 더 자세히 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