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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주 드 프랑스 I.E.C 1기] 김근영 : 둘째 달

  • 등록일 2015.01.19

안녕하세요, 콜레주 드 프랑스 한국학 연구 도서관에서 소식 전합니다!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했던 첫 번째 달은 무슨 이야기부터 나눠야 할지 몰라서 어려웠었는데 두 번째 달에는 적응이 되었는지 어떤 것을 나누는 게 유익할까를 더 고민하게 됩니다. 이번에는 목록기입 이외의 업무와 내년에 새로 참여하게 될 활동(?)을 나눌까 합니다.



1. 폐기도서 선별 및 복본 정리 작업


목록작업을 익히고 나서 다음으로 주어졌던 일은 폐기 도서들을 문서화 하는 것이었습니다. 2016년에 I.E.C가 속한 도서관이 2018년 연말까지 이어질 대규모 공사 기간에 대비해 이관될 계획입니다. 그래서 저희 도서관에서도 이관을 앞두고 장서 폐기작업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초기에 도서관이 Charles Haguenauer 교수님의 기증도서를 바탕으로 세워졌고, 과거에 한국에 대한 자료가 너무 없었던 터라, 한국관련 자료는 무조건 수집한다는 취지 아래 모인 책들을 보면 지금은 정말 폐기해야만 할 책들도 있습니다.


지금 당장 제가 하고 있는 일은 이미 폐기하기로 결정한 책들을 목록화하는 것입니다. 폐기도서의 양이 아주 많은 것은 아닙니다. 대개 폐기가 되는 경우는 책의 내용이 더 이상 보존가치가 없거나 복본일 경우입니다. 책의 보존가치라고 하니까 거창하긴 하지만, 예를 들면 90년대에 나왔던 컴퓨터 입문서, 수험서 등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책들이 학술자료와 나란히 공간을 차지하기에는 무리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책들이 이렇게 먼 나라의 도서관 한 구석을 자리하고 있었다는 것에 재미있고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복본에 관해서는 각기 다른 기관에서 기증받은 도서가 중복되어 오는 경우가 종종 있어 폐기하게 됩니다. 보통 동북아시아 재단, 국립 중앙 도서관과 박물관 그리고 저에겐 반가운, 한국 국제 교류 재단에서 온 책이 있습니다. 부득이 하게 복본처리 및 폐기하기로 결정 된 도서들은 다른 한국학 도서관에서 필요로 할 경우 버리지 않고 보내는 것을 우선으로 합니다. 책을 수집하는 것과 동시에 폐기 또한 지혜가 많이 필요한 작업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 폐기 도서 및 정리작업 >



2.도서카드와 부분적 폐가제 운영


I.E.C 도서관에서도 대출, 반납 업무를 하는데 처음에 낯설었던 것은 전산시스템이 아닌 수기로 직접 이용자가 대출 정보를 기입하는 도서카드를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외부로 대출되는 도서들은 전산 시스템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아직 전산화되지 않은 도서들이 있고 대부분의 도서에 코드바를 붙이는 작업도 남아 있기에 예정된 몇 년간의 공사 기간을 이용해 모든 부분을 전산화 할 것이라 들었습니다. 더불어 폐가제 운영으로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도서는 사서가 직접 서고에 가서 가져오곤 합니다. 새삼 한국에서 ‘늘 큰 도서관을 이용해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부족한 일손으로나마 큰 무리 없이 운영할 수 있는 규모라고 생각 되었습니다. 오히려 저에게는 이곳의 특징을 눈 여겨 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연구소 도서관이다 보니 이용자들 모두 심도 있는 공부를 하시는 분들이 주를 이루고 있고 각각의 연구 주제도 명확합니다. 게다가 이곳의 목적도 연구자를 지원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장서 구성이 철저하게 이용자 중심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이용자들과의 친밀함 덕에 개인적으로 생소한 분야들도 접하는 계기가 생기는 것 같았고 상대적으로 이용자를 분석하기도 용이합니다.



3.그 밖의 생활


다가 오는 새해에 개인적으로 가장 기다리고 있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프랑스어 수업입니다! 홀로 비영어권 나라로 파견되긴 했지만 다른 분들에게도 언어는 늘 마음의 짐이 될 때가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외국어로 최소한의 의사표현을 하는 것. 그리고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부분에 있어서 늘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답답할 때도 있고 아쉬운 순간도 있습니다. 그러던 중에 정말 감사하게도 1월부터 12주간의 프랑스어 수업을 받을 수 있게 되어서 기쁘고 기대가 됩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사서 연수입니다. Mediadix라는 기관을 통해 연수를 받을 예정입니다. 다양한 연수 주제들이 있고 각 프로그램마다 기간이 다르기 때문에 아직 정하진 못했지만 지금으로서는 SUDOC과 카탈로깅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좀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뿐만 아니라 연속 간행물, 키워드, 자료 보존 등 폭 넓은 주제들이 꽤 흥미로웠습니다. 담당 선생님께서 연수에 대해 말씀해 주셨을 때 처음에는 강의를 따라가지 못하면 어떡하나 걱정하는 마음이 컸는데 단순한 이론 위주가 아닌 실무와 관련된 실습 중심으로 세션이 진행된다고 해서 걱정하는 마음은 좀 내려놓고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새해가 이미 밝았는데요, 남은 시간들을 좋은 이야기들로 채워갈 수 있도록 다짐해봅니다. 다른인턴분들도 건강히, 즐겁게 보내시길 바라고 또 그러리라 믿고 다음 달에 또 소식 남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