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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쥬 드 프랑스 한국학 연구 도서관] 김근영 6개월차

  • 등록일 2015.06.04
[콜레주 드 프랑스 I.E.C 1기] 김근영 : 여섯째 달

  안녕하세요, 콜레주 드 프랑스에서 여섯 달째 인턴활동 소식을 전합니다. 이번 달에는 중앙도서관을 비롯하여근동아시아연구소(IPOA : Institute of the Ancient Near East) 도서관, 중국학연구소 도서관, 비잔틴연구소 도서관을 방문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방문기와 더불어 이번 달부터 시작한 I.E.C의 컬렉션 조사업무를 나누려고 합니다.

 1. 콜레주 드 프랑스 내의 도서관 방문
  콜레주 드 프랑스에 근무하면서 참 좋은 점은 바로 여러 연구소들, 다시 말해 일반 도서관이 아니라 각각의 분야에 최적화된 전문 도서관을 돌아볼 수 있는 것 아닌가 합니다. 이번에는 중앙도서관, IPOA 도서관, 중국학연구소 도서관, 비잔틴 도서관을 방문했습니다. 안내해 주시는 선생님들께서 업무시간을 내주시는 것이라 간략하게 설명만 들을 줄 알았는데 각 도서관마다 귀중한 장서들도 보여주시고 질문에 성실히 답해주셔서 감사하고 유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전체적으로 각각의 도서관 방문마다 도서관이 어떻게 생겼는지 초기 역사들을 말씀해 주신 다음에 소개할 만한 장서를 보여주셨습니다. 그 중에서 제가 가장 인상 깊게 느꼈던 것은 우선 수서의 중요성이었습니다.
  콜레주 드 프랑스에 소속된 도서관들은 보통 학자들의 기증 도서가 주축이 되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도서관들이 특색을 가지고 발전하게 된 계기는 초창기 담당자들이 수집한 장서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중국학연구소는 서고 규모도 독보적으로 컸고 질적, 양적으로 뛰어난 선본(善本)들을 소장하고 있었습니다. 중앙도서관, 비잔틴, 근동아시아 연구소 도서관에서 소장한 장서 역시 희귀본이었고 보통 아시아 책에 비해 판본이 다양하고 외형이 아름다운 책들이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이 책들이 박물관의 유물처럼 전시용이 아니라 이용자들이 직접 접근하고 열람할 수 있는 자료라는 점입니다. 한편 이렇게 귀한 책들이 어떻게 먼 이곳까지 올 수 있었는지 들을 수 있어서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물론 그런 장서 수집이 가능했다는 말은 그만큼 기관의 역사가 깊다는 것이겠지요.
  더불어 현대 자료도 수집에 있어서 양질의 자료를 선별하는 것이 정말 중요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요즘처럼 출판물이 쏟아지는 시대에 현대 자료는 어느 도서관에서든 수집할 수 있고 전문도서관이라 할지라도 주제만 같다면 수서에 있어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다른 도서관과 차별화를 두며 장서를 개발할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으로 눈에 띄었던 점은 이 곳의 도서관이 철저하게 이용자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도서관이 이용자의 필요에 의해서 움직이지만 특히 이곳의 주 이용자가 학자라는 점에서 각각의 도서관들이 교수님이나 연구팀을 위해 열람실 바로 옆에 마련한 공간과, 자료 접근에 대한 용이성을 최대화 시킨 것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공동 열람실이 아닌 개인 사무실 같은 공간에서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었습니다. 중앙도서관의 서고를 견학하면서 이와 같은 공간을 보고 단순히 전시용 공간이겠거니 했는데 활용빈도가 높은 공간이었습니다. 또한 도서관에서 자료 폐기작업을 할 때 학자들과 함께 한다는 사실도 저에게는 새로웠습니다. 이렇게 도서관과 이용자가 서로 최적의 상태로 함께 움직이며 발전할 수 있는 모습 속에서 사서로서 일하는 것에 대한 의미를 발견하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2. 컬렉션 조사
  이번 달부터 I.E.C에서 소장하고 있는 총서를 파악하는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카탈로깅을 하면서 개별 단권 도서들도 많았지만 각종 연구학 총서들이 주제와, 발행처에 따라 다양했습니다. 이 업무를 통해서 수집한 총서 중에 누락 도서는 필요에 따라 수서하여 잘 정비하는 것은 물론이고 카탈로깅 과정에서 혹시 있었을지 모르는 오류들을 바로잡을 것을 기대하고(“목표로 하고”가 더 나을까요?) 있습니다.
  막막하기만 했던 첫 시작을 서고에 직접 내려가서 보이는 대로, 책이 잡히는 대로 총서명을 기록하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사무실에서는 시스템을 통해 저희가 갖고 있는 해당 총서의 목록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일단 시작하고 보니 개인적으로 한국학 관련 총서들이 다루는 주제를 훑어볼 수 있고 출판사의 특징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거 같습니다. 또한 컬렉션의 경우 동북아역사재단의 기증으로 보급되는 비중이 상당한데 양질의 컬렉션을 해외에 보급할 수 있는 출판사? 발행처? 자체의 역량도 이 분야에서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곳에서의 주요 미션이 카탈로깅이기 때문에 늘 우선순위를 두고 하는 일이지만 새로운 것들을 보고 배우는 것으로도 그 나름의 설렘이 가득합니다. 돌아갈 시간은 다가오고 아쉬움은 커지는 요즘입니다. 그래도 주어진 것을 제대로 하자고 다짐해 보며, 다음에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